[소소한 리뷰] 비는 내리고 음악은 흐르지만, 김현식 - 비처럼 음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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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리뷰] 비는 내리고 음악은 흐르지만, 김현식 - 비처럼 음악처럼

최춘식 기자  II   기사승인 : 2023.05.25 02:01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엔티뉴스채널 문화/연예 ㅡ  지난 6일, 알앤비 아티스트인 ‘저드’(Jerd) 두 번째 정규 앨범 ‘BOMM(Back Of My Mind)’가 발매되었을 때, 가장 귀를 잡아끌었던 곡은 다름 아닌 ‘비처럼 음악처럼’이었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전작(‘A.M.P’)과 비교해 훨씬 진일보한 감상을 남기는 ‘BOMM’이었지만 그 속에서 존재감을 선보이는 건 과거의 명곡을 재현하면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어쩌다 그녀는 이 곡을 다시 부르기로 마음먹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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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음악처럼’을 거쳐 간 수많은 가수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오르지만 결국은 돌고 돌아 원곡을 부른 김현식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원곡이 자아내는 감성이 지금과 그때를 구분하지 않고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의미 있도록 만드는 것처럼, ‘비처럼 음악처럼’을 부른 지금의 가수들을 통해 그때의 김현식이 소환되는 것 또한 비슷한 까닭에서라고 여겨지곤 한다. 


1976년 이장희의 주선으로 음반제작을 하고 1980년 서라벌레코드사를 통해 ‘봄여름가을겨울/당신의 모습’을 통해 데뷔한 김현식은 1984년 동아기획에서 2집을 발매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후 현 봄여름가을겨울의 전신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하였고 당시 키보디스트였던 유재하를 비롯해 김종진, 전태관, 그리고 빛과 소금의 장기호 등이 그의 백밴드로 활동해 3집을 함께 녹음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3집의 타이틀곡이 바로 ‘비처럼 음악처럼’이었다.


아련한 피아노 건반의 연주를 시작으로 얇으면서 천천히 감정을 높이던 김현식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신시사이저가 애수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베이스와 드럼이 저변에 깔려있던 존재감을 조명 비추듯 김현식의 얼굴로 향하도록 만들며 몰입도를 선사한다. 이제 이 공간은 오롯이 김현식만의 것이 되어버린다. 떠나간 당신을 생각하며 아프고 아팠을 사랑을 복기하지만, 그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는 내리고 음악은 여전히 흐른다. 일렉 기타의 블루지한 솔로 파트는 어쩌면 회한이 남은 외로움을 대변해 보인 것일지도 모른다.


1990년 간경화로 인해 일찍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비처럼 음악처럼’은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는 아픈 기억뿐만은 아니게 되었다. ‘당신’의 자리에 요절한 한 음악가를 대입하고 그가 불렀던 음악들이 후대에도 계속해서 흐를 수 있도록 우리(‘나’)는 여전히 그의 음악을 재생시키고 있다. 음악이 가지는 위대함이란 이런 순간 발휘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마음 깊이 각인되는 음악들이 정서를 공유하고 때로는 사람들 속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과 같은 감상을 남기는 것처럼.


시간의 때를 타지 않고 오랫동안 불리고 기억되는 음악은 좋은 음악이 가지는 속성 중 하나일 것이다.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떠난 당신이 떠오르지만, 그가 남긴 음악은 우리의 곁에 여전히 간직되고 있다. 그것들을 재생시키면서 좋은 노래를 듣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 스타인뉴스 http://www.star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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